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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감염병 분포 변화, 모기·진드기 매개 질환의 북상

📑 목차

    여름철 모기가 많은 것은 누구나 익숙한 풍경이지만, 최근에는 예전에는 없던 모기생소한 진드기가 점점 북쪽과 고산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온도와 강수 패턴이 달라지면서, 감염병을 옮기는 곤충들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와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을 흔히 매개체 감염병이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으로 뎅기열·지카·말라리아·라임병·진드기 매개 뇌염 등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열대·아열대 지역이나 제한된 숲 지역의 문제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중위도와 온대 지역에서도 점점 더 실질적인 위험으로 다가오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기후변화가 모기·진드기 매개 질환의 북상과 확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자들의 연구와 실제 사례, 사회적 영향까지 차분히 살펴본다.

     

    감염병

     

    기후변화가 모기와 진드기에게 주는 새로운 기회

    모기와 진드기는 주변 환경의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한 곤충이다. 알이 부화하고,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자라며, 병원체(바이러스나 기생충)가 곤충 몸 안에서 증식하는 속도까지 모두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높아지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활동 기간도 길어져 감염병을 옮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의 경우, 대략 18~34도 사이에서 전파가 가능하고 26~29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로 온대 지역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그동안 너무 추워서 모기가 살기 어려웠던 지역이 새롭게 적당한 온도의 장소로 바뀌는 셈이다. 진드기 역시 비슷하다. 라임병을 옮기는 일부 진드기는 겨울이 너무 춥거나 여름이 너무 건조하면 버티기 어렵지만, 따뜻하고 눈 덮인 기간이 짧아지면 더 북쪽과 높은 곳까지 번져 갈 수 있다. 여기에 숲과 초지를 늘리는 토지 이용 변화, 야생동물과 사람의 이동, 여행과 물류의 세계화가 겹치면 감염병 매개 곤충의 분포 변화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모기·진드기 매개 질환의 북상 사례와 과학적 근거

    모기 매개 질환부터 살펴보면, 기후모형과 역학 연구들은 지구 온난화가 말라리아와 뎅기열의 유행 가능 지역을 바꾸고, 특히 고지대와 고위도 지역으로 위험 지대를 넓힐 것이라고 예측한다. 말라리아는 전통적으로 열대 저지대에서 악명이 높았지만, 기온이 오르면 고산 도시와 주변 고지대에서도 모기가 겨울을 나거나 여름 동안 더 오래 활동할 수 있다. 뎅기열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동남아와 남아시아, 남미의 문제였으나, 최근 수십 년 사이에는 남유럽과 중국 남부, 일본 일부 지역 등 온대권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온과 강수량, 도시화가 결합된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진드기 매개 질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라임병과 진드기 매개 뇌염을 옮기는 진드기의 분포가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점차 북쪽과 높은 고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장기 관측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와 북유럽에서는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진드기가 겨울을 날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고, 활동 가능한 계절이 길어지면서 사람과 가축이 물릴 가능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적응의 필요성

    감염병의 분포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병이 생겼다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 지역의 보건·의료 체계, 농축산업, 야외 활동 문화에 모두 영향을 준다. 그동안 열대 지방에서만 보던 질병이 온대권 도시에 등장하면, 의료진이 질병을 의심하고 진단하는 과정부터 백신과 치료제 준비, 감시 체계 구축까지 새로 손을 봐야 한다. 지역 주민에게는 모기 기피제 사용과 긴 옷 착용, 풀숲과 웅덩이 관리 같은 생활 수칙을 익히는 일도 중요해진다. 진드기 매개 질환의 경우, 등산과 캠핑, 숲에서의 야외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는 진드기를 떼어내는 방법, 물렸을 때 증상을 관찰하는 방법 등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농업·축산업에서는 가축이 모기와 진드기 매개 질환에 감염될 위험이 커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약제 비용과 관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행동도 바꾼다는 것이다. 더운 날씨와 열대야가 늘어나면 야간 야외 활동과 야간 창문 개방이 늘고, 홍수나 가뭄 같은 극한 기후가 발생하면 임시 대피소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환경에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다. 이런 변화는 모기와 진드기가 사람을 찾기 더 쉬운 조건을 만들기도 한다.

     

    복합적인 변화 속에서 균형 있게 보기

    기후변화와 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북상은 아직 진행 중인 과정이고, 모든 부분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어떤 연구는 기온 상승과 감염병 분포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강조하지만, 또 다른 연구는 토지 이용과 도시화, 여행·무역, 방역 정책 같은 요인도 매우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는 기후 요인과 비기후 요인이 얽혀 질병을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원인만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온난화가 계속될수록 모기와 진드기가 살기 좋은 지역과 계절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관련 감염병의 잠재적 위험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감시 체계를 정비하며, 지역에 맞는 예방·적응 전략을 세우는 일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건강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단지 병을 피하기 위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에너지 사용과 도시 계획, 농업과 생태계 보전을 어떻게 선택할지에 대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출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