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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빙 감소와 제트기류 변화, 중위도 이상기후와의 연결 고리

📑 목차

    겨울이면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파를 만들고, 여름에는 뜨거운 공기가 머물며 폭염을 만든다. 최근에는 이런 극단적인 날씨가 예전보다 더 길고 극단적이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자주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북극 해빙이 줄어들어서 제트기류가 흔들리고, 그 영향이 우리에게까지 온다라는 설명이 여러 매체에서 반복된다. 실제로 위성 관측을 보면 1979년 이후 북극 해빙 면적과 두께는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두세 배 빠르게 따뜻해지는 이른바 북극 증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해빙 감소와 제트기류 변화, 그리고 중위도 이상기후는 실제로 어떤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알려진 메커니즘과 과학자들 사이의 논의 상황을 차분히 정리해 본다.

     

    북극

     

    북극 해빙 감소와 북극 증폭의 의미

    북극 바다는 원래 두꺼운 해빙으로 덮여 있어 햇빛을 잘 반사한다. 그런데 기온 상승으로 여름철 해빙이 줄어들면, 밝은 얼음 대신 어두운 바닷물이 드러나 더 많은 태양복사를 흡수하게 된다. 이렇게 따뜻해진 바다는 다시 얼음의 성장을 방해하고, 다음 해빙기에도 얼음이 얇고 적게 얼어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 결과 북극 지역의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북극 증폭 양상을 보인다.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 해빙뿐 아니라 주변 육지의 눈과 영구동토층도 녹기 쉬워지고, 바다와 대기 사이의 열·수분 교환이 활발해진다. 이 변화는 단지 북극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고위도와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이를 줄여 대기 순환의 큰 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고위도와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이는 상층 대기에서 강하게 부는 서쪽 바람, 즉 제트기류의 세기와 경로를 좌우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제트기류와 중위도 날씨를 잇는 기본 원리

    제트기류는 대략 비행기 순항 고도인 약 10km 부근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흐르는 좁은 바람 띠를 말한다. 특히 북반구의 극전제트는 차가운 극지 공기와 따뜻한 중위도 공기 사이의 경계를 따라 형성되며, 그 아래쪽의 저기압과 고기압, 폭풍과 비구름대를 이끌어 간다. 이 제트기류는 완전히 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지구 자전과 대륙·해양 분포의 영향으로 큰 물결처럼 굽이치며 흐르는데, 이러한 거대한 물결을 로스비파라고 부른다. 로스비파의 굽이침이 커지고 진행 속도가 느려지면, 특정 지역 위에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오래 머무르는 블로킹 패턴이 자주 나타난다. 블로킹 고기압은 한 지역에 장기간 폭염과 가뭄을, 블로킹 저기압은 장기간의 비와 저온을 가져오기 쉽다. 일부 연구는 북극 증폭으로 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가 줄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파동이 더 굽이치면서 이런 정체 패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북극 해빙 감소는 제트기류의 흐름을 바꾸어 중위도 이상기후의 배경 조건을 바꾸는 간접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례와 함께 보는 연결 고리, 그리고 과학적 논쟁

    지난 10여 년 동안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 장기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적으로 관측되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북극 해빙과 눈 덮임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두 현상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일부 관측·모델 연구는 북극의 해빙 감소와 따뜻한 해수면이 특정 계절과 지역에서 제트기류의 경로와 파동 패턴을 바꾸고, 그 결과 중위도에서 강한 한파나 폭염, 장기 정체성 강수의 빈도와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특히 유라시아 겨울 한파, 북미 일부 지역의 겨울 냉파, 여름철 북반구 중위도의 대형 열돔과 폭염 등에서 이런 경향성이 포착되었다는 연구들이 있다. 반면, 다른 연구들은 기후 모형 실험과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해빙 감소가 제트기류를 크게 약화시키거나 파동을 강화한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거나, 열대 해양의 온난화와 내부 변동성이 중위도 극한기후를 설명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정리하면, 북극 변화와 중위도 이상기후 사이에 물리적으로 말이 되는 연결 고리가 제안되어 있고, 이를 지지하는 관측 사례도 있지만, 그 영향의 크기와 일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자들 사이에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영향과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연결 고리에 대한 논쟁과는 별개로, 해빙 감소와 북극 증폭, 제트기류 변화는 이미 여러 방식으로 사회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농업과 수자원, 에너지 수요, 보건 등은 계절별 날씨 패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고기압이 오래 머무르면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나빠지고 산불 위험이 높아지며, 냉방 수요 급증과 건강 피해가 함께 발생한다. 반대로, 저기압성 정체가 이어지면 집중호우와 홍수가 잦아져 도시 배수 시스템과 하천 관리, 재난 대응 체계에 부담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북극제트기류중위도 이상기후의 관계를 이해하는 일은, “어느 해 어느 계절에 어떤 위험이 높아질지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히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최근에는 위성 관측과 재분석 자료, 고해상도 기후 모델을 이용해 북극 해빙과 제트기류 변화를 함께 감시하고, 계절 예보나 기후 리스크 평가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동시에, 도시 계획과 인프라 설계, 농업·에너지 정책은 극단적인 날씨가 더 자주,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제를 점점 더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변화하고 있다.

     

    복잡한 연결 속에서 읽어야 할 메시지

    북극 해빙 감소와 제트기류 변화, 그리고 중위도 이상기후 사이의 관계는 단순한 인과 관계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다. 분명한 것은, 북극은 이미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고 해빙과 눈 덮임은 줄어들고 있으며, 제트기류와 로스비파, 블로킹 패턴은 중위도 이상기후를 조직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여러 연구가 북극의 변화가 이런 대기 순환 특징을 바꾸어 극한 날씨의 빈도와 지속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영향의 크기와 지역별 차이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북극이 녹아서 한파가 왔다처럼 단순화된 설명만으로 모든 이상기후를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북극과 열대, 내륙과 해양, 자연 변동성과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함께 엮여 있다는 더 넓은 그림 속에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미 관측되고 있는 극단적인 날씨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피해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실제적인 준비다. 북극 해빙 감소와 제트기류 변화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어떤 계절과 지역에서 어떤 위험이 커질지 미리 읽고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