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기상 현상 (3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스페리타스 구름 (Asperitas) · 물결치는 하안부 질감 물결 치는 하안부, 아스페리타스의 첫인상아스페리타스는 구름 바닥이 거친 파도처럼 요철을 이루며 연속적으로 물결치는 질감을 가진 하안부 형태를 가리킨다. 하늘 전체가 뒤집힌 바다처럼 보이고, 밝고 어두운 띠가 빠르게 지나가며 시야를 압도한다. 구름학 분류상 독립된 속씨름(구름속)이 아니라 층운·고층운·적운류의 하안부에 덧붙는 보조형태로 취급되며, 2017년 세계기상기구 국제운형표에 정식 등재되었다. 관측 빈도는 낮지만 드문 현상은 아니다. 특히 중위도에서 대류성 강수가 지난 뒤 혹은 전선 통과 전후, 넓게 퍼진 층운대가 상층 파동과 전단을 만나면 거대한 파장과 소용돌이의 질감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미학적 인상은 폭풍 전야의 장중함이지만, 반드시 강한 뇌우와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하안부의 파상 구조.. 해견(해무리곰 같은 무빙) 환일과 태양견 태양 옆 두 점의 빛, 환일과 태양견의 첫인상겨울 맑은 낮, 태양의 양옆에 밝은 점 두 개가 따라붙어 걷는 듯 보일 때가 있다. 한국에선 이를 환일이라 부르며, 서구권에선 ‘선독(Sun Dogs)’ 또는 ‘파렐리아(Parhelia)’라는 이름이 널리 쓰인다. 마치 해가 세 개 뜬 듯한 인상 때문에 ‘무빙하는 해견’ 같은 별칭도 붙는데, 실상은 상층 대기의 얼음결정이 특정 각에서 햇빛을 굴절시켜 만든 정교한 헤일로 현상이다. 두 반점은 대개 태양을 기준으로 좌우 약 22도 떨어진 지점에 머무르고, 태양이 낮을수록 색과 형태가 또렷해진다. 붉은빛이 태양 쪽 가장자리에, 바깥쪽으로 갈수록 노랑·녹색·청색이 얇게 겹치며, 때로는 주변으로 길게 늘어선 희미한 고리나 수평띠와 함께 나타난다. 중요한 사실은, 이 빛.. 천정 부근의 미소, 환상천정호 (Circumzenithal Arc) 천정 가까이에 떠오르는 웃음의 호, 환상천정호의 정체하늘 한가운데 근처에 짧고 또렷한 색 띠가 미소처럼 걸릴 때가 있다. 지평선 쪽에 걸리는 무지개와 달리 이 빛은 태양과 같은 하늘 반구, 그것도 천정 근처에 나타난다. 이를 환상천정호라 부른다. 색의 배열도 인상적이다. 아래쪽 가장자리에는 붉은빛이, 위로 갈수록 녹색과 청색이 짙어진다. 일반 무지개와 색 순서가 뒤집힌 듯 보이는 까닭은 매질과 경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환상천정호는 물방울 내부에서 반사·굴절을 여러 번 거치는 무지개가 아니라, 상층 대기의 판형 얼음결정에서 한 번 굴절해 나온 헤일로 계열 현상이다. 얇고 균질한 권운대가 하늘을 덮고, 태양 고도가 낮을 때만 선명한 미소가 켜진다. 관측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 짧은 순간은 상층의 얼.. 눈보라 속 천둥 (Thundersnow) · 겨울 뇌우의 성립 조건 눈 속에서 번개가 친다는 뜻눈보라 속 천둥, 흔히 ‘썬더스노(Thundersnow)’라 부르는 현상은 겨울에 형성된 구름에서 전하가 분리되어 번개·천둥이 동반되는 사건을 말한다. 비구름의 여름 뇌우와 달리, 지표는 강한 한기와 깊은 안정층으로 덮여 있고 강수 형태는 눈 또는 진눈깨비다. 그럼에도 상층의 차가운 공기 유입, 지형에 의한 상승, 온난하고 습한 공기의 재래가 겹치면 구름 내부에서 얼음입자와 우박 씨앗(그라우펠)이 충돌하며 전하가 분리되고, 짧지만 강한 대류가 발생한다. 눈이 소리를 흡수하기 때문에 천둥은 낮고 둔탁하게 들리거나 먼 거리에서 거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또 번개가 구름 속에서 끝나버리는 무구름 방전 비율이 높아, 시각적으로는 섬광 없이 하늘 전체가 하얗게 번쩍이는 듯 보이기도 한.. 화산 번개 (Volcanic Lightning) · ‘더티 썬더스톰’의 전하 메커니즘 화산 번개란 무엇인가: ‘더티 썬더스톰’의 정의와 스케일화산 번개는 분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재·가스·수증기가 만들어 내는 분연(분출 구름) 내부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이다. 일반 뇌우처럼 적운이 성숙해 번개를 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먼지와 돌가루로 가득한 대류 기둥”이 자체적으로 전하를 분리해 번개를 만든다는 점이 핵심이다. 관측되는 규모는 매우 다양하다. 분화구 주변 수십 미터에서 튀는 미세 방전부터, 분연 상부 수~수십 킬로미터 폭을 가로지르며 수백 밀리초 동안 이어지는 대형 방전까지 계층적으로 나타난다. 분화 초기에 짙은 재구름이 번개로 뒤덮이는 장면은 ‘더티 썬더스톰’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분출 강도가 클수록 번개 빈도도 가파르게 증가한다. 번개가 직접적으로 분화 규모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 스프라이트·블루제트·엘브 (TLEs) · 뇌우 상층에서 번쩍이는 섬광들 뇌우 위로 솟는 섬광의 세계: TLE의 개요스프라이트·블루제트·엘브는 강력한 뇌우 상부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고층대기 섬광이다. 이 현상들은 번개의 “형제”가 아니라, 낙뢰가 만든 전자기·전기장 교란에 상층 대기가 반응해 보이는 별개의 방전이다. 공통점은 수명이 아주 짧고(수 ms~수십 ms), 공간 규모가 크며(수십~수백 km), 붉거나 청백색 계열의 독특한 발광을 띤다는 점이다. 스프라이트는 적란운 상단 위, 중간권 하부에서 붉은 기둥과 가지 모양으로 번쩍이고, 블루제트는 구름 상단에서 성층권·중간권을 향해 청색 제트처럼 치솟는다. 엘브는 뇌우 꼭대기 훨씬 위, 이온층 아래의 공기층에서 거대한 원형 링으로 번쩍이며 수백 km 규모로 확장되었다가 한두 ms 만에 사라진다. 이 세 현상은 높은 고도, .. 브로큰의 유령 (Brocken Spectre & Glory) · 산등성이에서 자기 그림자에 생기는 후광 산등성이에 선 그림자와 둥근 후광의 첫인상브로큰의 유령은 산등성이에서 해를 등지고 섰을 때, 앞쪽의 안개나 낮은 구름 면에 자기 그림자가 크게 투사되며 마치 거대 인물이 솟아오른 듯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름은 독일 하르츠 산맥의 브로큰 봉에서 여행자들이 반복적으로 목격한 기록에서 비롯되었다. 이때 그림자 머리 둘레에 여러 겹의 동심원형 색띠가 맺히는데, 이것이 글로리다. 글로리는 붉은 기운이 안쪽에, 청·자색이 바깥쪽에 배치되는 가느다란 고리들이 1∼수 겹 나타나는 모습이 특징이다. 같은 무지개 계열로 오해되기 쉽지만, 무지개가 넓은 각도에서 펼쳐지는 활이라면 글로리는 반태양점 주변의 매우 작은 각도에만 맺힌다. 브로큰의 유령과 글로리는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짝이다. 앞의 구름이 균일하고 해가 낮을수.. 달무지개, 달빛이 만든 스펙트럼 (Moonbow) 달빛이 만든 스펙트럼의 첫인상과 구분 포인트달무지개는 밤의 빗방울에서 달빛이 굴절 반사 분산을 거치며 나타나는 스펙트럼이다. 낮의 무지개와 물리적 골격은 동일하지만 광원이 달이어서 광량이 현저히 약하고 색 채도가 낮다. 육안으로는 우윳빛 활처럼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 눈이 어둠에 적응하면 바깥쪽의 붉은 기운과 안쪽의 보랏빛 기운이 아주 얇게 드러난다. 달무리나 22도 헤일로와 헷갈리기 쉬운데 기준은 간단하다. 달무지개는 물방울에서 만들어지는 1차 무지개로 반태양점 중심 약 42도 부근에 활을 그리며 내부가 상대적으로 밝고 색띠가 분명한 방향성을 가진다. 달무리는 얇은 물구름의 회절무늬라 작은 각도에서 부드러운 색장 변화만 보이고 22도 헤일로는 얼음결정 굴절이 주역이라 큰 고리 형태로 나타난다. 관측자가 .. 보케처럼 번지는 달무리 (Lunar Corona) · 구름 방울 크기와 색 띠의 관계 보케처럼 번지는 달무리의 첫인상과 식별 기준달무리는 달빛이 얇은 물 구름을 통과할 때 구름방울에서 일어나는 회절과 간섭 때문에 달 둘레에 유백색의 밝은 원반과 얇은 색띠가 형성되는 대기광학 현상이다. 겉보기로는 사진의 보케처럼 부드럽게 번진 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바깥으로 청록기에서 황적기 순으로 미세한 띠가 1~2겹 이어진다. 이 모습은 얼음 결정 굴절로 생기는 22도 헤일로와 분명히 다르다. 헤일로는 달로부터 큰 각도에서 뚜렷한 고리를 이루지만, 달무리는 달 가까운 작은 각도 범위에서 밝기 구배가 연속적으로 흐르고 띠의 경계가 섬세하다. 달지름의 몇 배에서 열 배 안쪽 크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구름판이 얇고 균질할수록 무늬가 선명해진다. 실전에서의 식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위치.. [희귀 기상 현상] 해무지개, 색을 잃은 무지개 (Fogbow) · 왜 ‘하얀 무지개’가 생길까? 색을 잃은 무지개, 해무지개의 정체해무지개는 안개 방울에 의해 나타나는 대기광학 현상으로, 형태는 무지개와 비슷하지만 색이 거의 보이지 않거나 매우 옅게만 느껴진다. 태양을 등지고 전방에 얇은 안개층이 놓이면 넓고 부드러운 활이 생기는데, 관측자는 흰색에 가까운 고리 혹은 반고리로 인식하게 된다. 흔히 하얀 무지개라고 부르지만 완전히 무채색인 것은 아니다. 바깥쪽 가장자리에는 미세한 붉은 기운이, 안쪽에는 푸른 기운이 가느다랗게 남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색띠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번져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백색의 띠처럼 느껴진다. 무지개와 동일하게 태양광이 물방울에서 굴절과 반사를 겪지만, 방울의 크기와 분포가 달라 결과 또한 달라진다. 비무지개는 수백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빗방울이 빛을 뚜렷..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