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복원되는 자연 – 생태계의 회복력과 순환
파괴 이후 시작되는 조용한 재건대지진은 산사태와 액상화, 해안선 변형 같은 급격한 변화를 남긴다. 한동안은 상처뿐인 풍경처럼 보이지만, 같은 자리에서 복원의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토사가 새 하상을 만들고, 빛이 들어온 빈터에 선구종이 뿌리를 내리며, 끊긴 먹이그물은 다른 경로로 이어진다. 이 글은 지진이 바꿔 놓은 환경에서 생태계가 어떻게 회복력을 발휘하는지, 물리·지화학적 기초, 역사적 사례, 사회적 활용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목적은 “지진 = 영구 파괴”라는 단편적 인식을 넘어, 복원 과정을 이해하고 관리·학습·관광·교육에 연결하는 실질적 기준을 제공하는 데 있다. 회복의 물리·지화학: 지형, 물, 영양염의 재배치회복은 지형의 재편에서 시작된다. 산사태는 절개면과 토석류 퇴적지를 남기고, ..
아이티 대지진: 빈곤과 재난이 교차한 비극
2010년 1월 12일, 카리브해의 아이티는 저녁 무렵 갑작스러운 강진으로 일상을 잃었다. 진도계가 흔들린 장소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와 그 인근 밀집지역이었다. 도시 곳곳의 콘크리트 건물은 외형상 튼튼해 보였지만, 얕은 지진의 큰 가속도 앞에서 취약했다. 단층의 끊어짐은 한 나라의 생활 세계를 순식간에 갈라놓았다. 도로, 병원, 학교, 관공서, 항만과 통신까지 동시에 멈췄고, 구조 인력과 장비가 접근할 길도 함께 사라졌다. 이 재난은 자연 현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빈곤, 취약한 제도, 비공식 정착촌의 고밀도 구조가 손을 잡을 때 지진은 재난이 된다. 이 글은 지질학적 원인과 도시적 취약성, 역사적 배경, 그리고 이후의 사회적 변화까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한다. 판 경계와 얕은 단층 파열: 왜 ‘작은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