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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확장, 멀어지는 은하와 허블 법칙 (Expanding Universe & Hubble’s Law)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우주는 마치 고요하고 변하지 않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현대 천문학이 보여 준 우주의 모습은 이와 전혀 다르다. 거대한 망원경으로 먼 은하들을 관측해 보면, 대부분의 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더 놀라운 점은,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수식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허블 법칙이며, 여기에서 우주 전체가 팽창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우주의 확장 개념을 이해하면, 빅뱅 우주론의 기본 구조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나이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고정된 무대처럼 보이던 우주가 사실은 시간에 따라 크기가 변하는 동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은, 인류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일상에서..
황도와 황도대, 태양·달·행성이 지나가는 길 (Ecliptic & Zodiac)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태양과 달, 밝은 행성들은 조금씩 위치를 바꾸며 하늘을 가로질러 간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이들 천체가 아무 곳으로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길을 따라 다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보이지 않는 길이 바로 황도이고, 그 황도를 중심으로 한 하늘의 띠가 황도대이다. 황도와 황도대는 고대부터 사람들에게 계절과 시간을 알려 주는 기준이었고, 오늘날 천문학에서도 여전히 기본 좌표계로 사용된다. 황도와 황도대를 이해하면, 왜 특정 별자리가 특정 계절에 보이는지, 왜 행성과 달이 늘 비슷한 영역에서만 보이는지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우주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라도 이 두 개념만 잡으면, 하늘을 하나의 구조를 가진 지도로 읽어 나갈 수 ..
계절별 대표 별자리, 왜 항상 같은 별자리가 그 계절에 보일까 (Seasonal Constellations) 밤하늘을 보다 보면 계절마다 익숙하게 떠오르는 별자리가 있다. 겨울이면 오리온자리, 여름이면 전갈자리, 가을이면 페가수스 자리처럼 특정 계절과 짝지어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마치 계절이 바뀌면 하늘이 통째로 갈아 끼워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운동과 관측하는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 우리가 하루 동안 낮과 밤을 경험하는 이유가 지구의 자전에 있다면, 1년 동안 보이는 별자리 구성이 바뀌는 이유는 지구의 공전에 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달력 없이도 계절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별자리가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계절별 대표 별자리가 왜 항상 그 계절에 보이는지 차근차근 살펴보면, 밤하늘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 지구 궤도에 쌓이는 잔해 (Space Debris)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이는 별들 사이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점들이 보일 때가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공위성이다. 통신, 날씨 예보, 내비게이션, 지구 관측 등 현대 사회의 많은 편리함은 이 인공위성 덕분에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 유용한 장치들이 수명을 다하면 어떻게 될까. 모두 깔끔하게 회수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동을 멈춘 위성과 로켓 파편, 나사와 금속 조각까지 각종 잔해가 지구 주변 궤도를 떠돌고 있다. 이것을 우주쓰레기, 또는 우주 잔해라고 부른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실감하기 어렵지만, 초속 수 킬로미터로 움직이는 작은 파편 하나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기 때문에, 우주쓰레기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쓰레기란 무엇이며 왜 위험한가우주쓰레기는 ..
국제우주정거장(ISS), 머리 위를 도는 인공 별 (International Space Station Flyby) 밤에 하늘을 올려다보다 보면, 별처럼 밝게 빛나면서도 눈에 띄게 빠르게 움직이는 점을 볼 때가 있다. 잠깐 보고 있으면 비행기인가 싶지만, 깜빡이는 항공등도 없고 직선으로 조용히 지나가 버린다. 이 물체가 바로 국제우주정거장, 즉 ISS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 상공 약 400킬로미터 안팎의 낮은 궤도를 도는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다. 규모는 축구장 길이와 비슷하지만, 지상에서는 하나의 밝은 점처럼 보인다. 태양빛을 반사해 빛나기 때문에 하늘이 완전히 어둡기 전후, 혹은 새벽 직전에 특히 잘 보인다. 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는 인공 별”은 우주과학의 집약체이자, 여러 나라가 함께 운영하는 대형 실험실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이 어떻게 운행되고, 지상에서 어떻게 보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
행성 정렬과 대접근, 밤하늘 행성이 줄지어 보이는 날 (Planetary Alignment & Opposition) 맑은 밤하늘을 보면 별 사이로 유난히 밝게 빛나는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별이 아니라 태양을 도는 행성이다. 가끔씩은 이 행성들이 하늘 한쪽에 줄지어 늘어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특정 행성이 유난히 커지고 밝아 보이기도 한다. 전자는 흔히 행성 정렬이라 부르고, 후자는 대접근 혹은 충으로 불리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과 방송에서는 이런 때를 “수백 년 만의 특별한 하늘쇼”라고 소개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어떤 원리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나면 과장된 말 뒤에 숨은 자연의 규칙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인다. 행성 정렬과 대접근은 태양계 행성들이 같은 평면 위를 도는 구조와, 지구가 그중 하나라는 사실이 만들어 내는 결과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달력과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외계행성 사냥, 다른 별 주위를 도는 행성 찾기 (Exoplanet Detection) 밤하늘의 별을 볼 때 우리는 흔히 “저 별에도 지구 같은 행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오래전에는 이런 상상이 거의 순수한 상상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과학적 탐색의 대상이 되었다. 태양계 바깥의 행성을 외계행성이라고 부르는데, 이 행성들은 자기 별의 빛에 묻혀 직접 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천문학자들은 별빛의 미세한 변화와 중력의 흔적을 추적해, 보이지 않는 행성의 존재를 하나둘 밝혀내고 있다. 외계행성 탐색은 단순히 “다른 세상의 존재”를 확인하는 로맨틱한 작업을 넘어, 태양계가 얼마나 평범하거나 특이한지, 생명에 적합한 환경이 우주에 얼마나 흔한지 알아보는 연구와 연결된다. 외계행성 사냥의 원리와 역사, 그리고 그 과학적·사회적 의미를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위치도 조금 다르..
중력파, 시공간의 잔물결을 듣는 새로운 천문학 (Gravitational Waves) 밤하늘을 연구하는 전통적인 천문학은 빛을 관측하는 학문이었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뿐 아니라 전파,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까지 모두 넓은 의미의 빛이다. 하지만 2015년, 과학자들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보는 데 성공했다. 빛이 아니라 시공간 자체의 미세한 떨림, 즉 중력파를 직접 포착한 것이다. 물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 모양의 잔물이 퍼져 나가듯, 거대한 천체가 움직이고 충돌할 때 시공간에도 잔물결이 생긴다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이었다.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잔물결을 실제로 듣고 측정하게 되면서, 천문학은 새로운 감각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중력파가 무엇이고, 어떻게 발견되었으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차근차근 살펴보면, 우주를 바라보는 방식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지 이..
중력렌즈, 우주가 만드는 천연 확대경 (Gravitational Lensing) 밤하늘을 바라볼 때 우리는 보통 별빛이 곧은 직선으로 날아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주 규모로 보면 빛의 길은 생각보다 곧지 않다. 질량이 큰 천체 근처를 지날 때 빛의 경로가 휘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중력렌즈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중력이 렌즈처럼 작용해 먼 곳의 천체를 확대하고, 여러 개로 나누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처음 예측되었고, 이후 실제 관측을 통해 확인되면서 현대 우주론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중력렌즈를 이해하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우주의 모습이 단순한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거대한 질량 분포가 만든 왜곡과 확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빛을 휘게 하는 중력, 자연이 만든 렌즈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는 ..
블랙홀의 그림자,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공간 (Black Holes & Event Horizon) 밤하늘을 떠올리면 별과 은하가 먼저 생각나지만, 현대 천문학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존재는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간,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단순히 “아주 센 중력을 가진 별”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극단적인 시공간 구조이다. 어느 경계를 넘으면 빛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영역이 생기는데, 이 경계를 사건지평선이라고 부른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구멍처럼 느껴지지만, 그 주변에서는 엄청난 중력과 에너지 교환이 일어난다. 블랙홀의 그림자를 이해하는 일은 단지 특이한 천체 하나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중력과 시간, 우주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블랙홀과 사건지평선의 원리블랙홀을 이해하는 가장 단순한 출발점은 탈출 속도 개념이다. 물체가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