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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운석, 소행성의 차이와 밤하늘의 돌덩이 (Meteors, Meteorites, Asteroids)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보면 별똥별이 스치듯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뉴스를 통해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소행성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 사막이나 남극에서 운석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이름은 비슷해 보이지만 유성, 운석, 소행성은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하늘에서 번쩍이는 빛줄기부터 지구에 떨어진 돌덩이, 그리고 우주 공간을 떠도는 천체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볼 수 있다. 동시에 지구가 언제나 우주 먼지와 돌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도 실감하게 된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작은 천체들, 기본 개념 정리가장 바깥부터 살펴보면 소행성은 태양을 도는 비교적 작은 암석질 천체를 말한다.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많이 모여 있지만, 지..
블루문과 블러드문, 이름에 숨은 달의 여러 얼굴 (Blue Moon & Blood Moon) 밤하늘의 달은 늘 같은 얼굴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그 색과 이름이 달라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이번 주에는 블루문이 뜬다”거나 “붉은 달, 블러드문이 나타났다”는 소식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두 이름은 마치 신비한 별자리를 부르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달의 물리적 변화보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관측되느냐에 따라 붙은 이름이다. 달은 태양과 지구의 관계 속에서 매달 같은 주기로 모습을 바꾸지만, 그 주기와 달력의 불일치, 대기의 변화, 빛의 산란 같은 요인이 더해질 때 특별한 이름이 탄생한다. 이번 글에서는 블루문과 블러드문이 어떻게 생겨나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보름달의 이름, 블루문‘블루문(Blue Moon)’은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파란 달’이라는 뜻이..
슈퍼문과 마이크로문, 달의 거리 변화가 만드는 착시 (Supermoon & Micromoon) 도시의 밤하늘을 보다 보면 어떤 날은 달이 유난히 커 보이고, 또 어떤 날은 평소보다 작고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날을 가리켜 “오늘 달이 정말 크다”라고 말하곤 한다. 이때 눈에 띄게 커 보이는 보름달을 슈퍼문,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보름달을 마이크로문이라고 부른다. 특별한 종류의 달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변하면서 같은 보름달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 현상을 이해하면, 우리가 매일 올려다보는 달이 사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거리와 밝기를 바꾸는 동적인 존재라는 점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달의 타원 궤도가 만드는 크기 차이슈퍼문과 마이크로문의 출발점은 달의 궤도 모양이다. 달은 지구 둘레를 완전한 원이 아니라 약간 찌그러진 타원 궤도로 돌고 있다. 이 때문..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 월식의 원리 (Lunar Eclipse) 한밤중 밝게 떠 있던 달이 서서히 어두워지더니, 어느 순간 붉은색 공처럼 변해 버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빛을 잃는 현상을 월식이라고 부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달이 가려지는 장면 같지만, 그 뒤에는 태양과 지구, 달이 만들어 내는 정교한 위치 관계가 숨어 있다. 월식은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구 그림자의 실체이며, 동시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과 하늘의 움직임이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는 점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달이 붉게 물드는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월식의 원리와 역사, 그리고 이 현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월식은 어떻게 생기는가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에 가깝게 놓일 때 ..
불완전한 고리, 금환일식과 부분일식의 차이 (Annular & Partial Eclipse) 한낮의 하늘에서 태양이 갑자기 모양을 바꾸는 날이 있다. 어느 날은 동그란 태양이 얇은 불의 고리처럼 보이고, 또 다른 날에는 어설프게 베어진 사과처럼 한쪽이 파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전자는 금환일식, 후자는 부분일식이라고 부른다. 둘 다 태양, 지구, 달이 한줄로 서면서 생기는 현상이지만, 실제로 하늘에서 보이는 모습과 과학적 원리는 조금씩 다르다. 개기일식에 비해 덜 극적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금환일식과 부분일식 역시 태양과 달, 지구의 크기와 거리, 궤도 운동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 두 현상을 차분히 비교해 보면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식의 세계가 한층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금빛 고리로 남는 태양, 금환일식의 원리금환일식은 영어로 애뉴럴 이클립스라..
태양의 검은 한 순간, 개기일식의 과학 (Total Solar Eclipse) 한낮의 태양이 갑자기 사라지고 주변이 어둑해지는 순간은 많은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짧은 시간 동안 기온이 내려가고, 새와 곤충의 움직임이 잠시 달라지며,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본다. 태양이 검은 원이 되고 그 둘레에 하얀 빛의 고리가 남는 이 장면을 개기일식이라고 부른다. 개기일식은 단순한 볼거리처럼 보이지만, 태양과 달, 지구의 크기와 거리, 운동이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만들어지는 우주적 사건이다. 이 현상을 이해하면 하늘의 움직임뿐 아니라 인류가 어떻게 자연을 관측하고 과학을 발전시켜 왔는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개기일식이 만들어지는 조건개기일식은 태양, 달, 지구가 거의 일직선으로 놓일 때 일어난다. 이때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들어와 태양을 완전히 가리게 된다. 평소에는 태양이 훨씬..
미래 지진 위험 지도 – 인공지능이 예측하는 지구의 흔들림 “지도”가 바뀌면 의사결정이 달라진다지진을 하루·장소·규모까지 특정해 맞히는 일은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각국의 재난 대응력은 꾸준히 향상됐다. 비결은 예언이 아니라 “위험의 공간적 패턴”을 정교하게 그려내는 능력, 즉 위험 지도의 진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지질·관측·사회 인프라 데이터를 융합해 위험을 시간에 따라 갱신하는 동적 지도(dynamic map)를 만든다. 이러한 지도는 건축 설계, 도시계획, 재정, 조기경보의 연결축이 된다. 핵심은 지도가 추상적 그림이 아니라, 비용·우선순위·표준 동작을 바꾸는 실행 도구라는 사실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AI가 위험을 “그리는” 원리AI 기반 위험 지도는 세 층의 데이터를 결합한다. 첫째, 지질·지반 층이다. 단층의 위치·형상, 마찰 특성..
지진이 인류 문명에 남긴 교훈 – 파괴와 재건의 역사 잿더미에서 다시 그리는 도시의 설계도지진은 한순간에 도시의 시간표를 바꾼다. 벽돌과 목재, 콘크리트와 강철이 무너져 거리는 통로가 아닌 장애물이 되고, 전력·수도·통신 같은 생명선이 끊긴다. 그러나 역사는 동시에 다른 장면도 보여 준다. 피해를 기록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더 단단한 규범과 기술, 새로운 도시계획이 등장한다. 파괴가 지식과 제도의 갱신으로 이어지는 과정, 그 연결 고리가 곧 지진이 남긴 가장 깊은 교훈이다. 이 글은 지진의 물리와 취약성, 역사적 사례가 남긴 변화, 현대 사회가 채택한 정책과 기술을 차례로 정리한다. 흔들림의 물리와 취약성: 무엇이 부서지고 무엇이 남는가지진은 단층에서 축적된 탄성에너지가 임계에 이르러 파열될 때 발생한다. 파열로 방출된 에너지는 P파, S파, 표면파로 이..
지구의 호흡으로서의 지진 – ‘불안정한 평형’의 의미 멈추지 않는 조정의 행성지진은 파괴의 사건이지만, 지질학은 그것을 행성의 ‘호흡’으로 설명한다. 맨틀 대류가 판을 천천히 이동시키고, 경계부에서는 마찰로 고정된 단층에 응력이 쌓인다. 에너지 축적이 한계에 이르면 짧고 격렬한 방출이 일어나며, 응력 분포가 새롭게 재배치된다. 이때의 균형은 정지점이 아니라 지속적 조정 과정이므로 ‘불안정한 평형’이라 부른다. 작은 교란이 임계값을 넘기면 국지적 파열이 연쇄 조정을 일으켜 규모가 달라진다. 같은 원리로, 지진을 없애는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에너지 순환의 리듬을 이해하고 대비·완화·회복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현실적 해법이 된다. 탄성반발과 판구조: 에너지의 저장·방출·재분배지진의 근본 원리는 탄성반발이다. 암석은 스프링처럼 변형을 축적하다가, 마찰 강도를..
지진 예측은 가능한가 – 과학이 도달한 한계 “언제, 어디서, 얼마나”에 답할 수 있는가지진을 둘러싼 가장 빈번한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특정 날짜와 장소, 규모를 사전에 단정적으로 알 수 있는가. 대중이 기대하는 예측은 일기예보처럼 시·공간 범위를 좁히고 신뢰도를 수치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현재 과학이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장기 확률, 그리고 수 초에서 수십 초 앞서 알려주는 조기경보뿐이다. 반면 “다음 주 화요일, 어느 단층에서 규모 7” 같은 단기·정밀 예보는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 이 글은 지진 발생의 물리 원리와 관측 한계, 연구자들이 시도해 온 다양한 접근, 사회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실질적 대안을 정리한다. 관측이 닿지 않는 지하의 과정지진은 지각판의 상대 운동으로 단층면에 응력이 축적되고,..